요한선교단

"성경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닙니다"

'사해사본' 권위자 퓌에쉬 교수 방한 "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 열린 마음으로 봐야"

에밀 퓌에쉬 교수는 모든 성서가 사람을 교육하기 이해 쓰여진 것을 알고

성서를 보는 눈을 떠야 한다고 말했다. 배우한 기자 bwh3140@hk.co.kr

“성경을 읽을 때는 열린 마음으로 대해야 합니다.

” 가장 오래된 성서 ‘사해사본’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에밀 퓌에쉬(66) 예루살렘 성서고고학 연구소 교수를 11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만났다.

퓌에쉬 교수는 이곳에서 열리고 있는 ‘사해사본과 그리스도교의 기원’ 전시회에서

특별 강연을 하기 위해 방한했다.

사해사본은 이스라엘 사해 근처 쿰란 동굴에서

1947년부터 56년까지 발굴된 성서 사본들로 고대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있었던,

그리스도교의 기원이 되는 유다이즘의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쿰란 사본을 보면 성서의 구절이나 단어, 표현과 사상을 좀더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가령 예수가 베드로에게 ‘앞으로 너를 게파로 부르겠다. 그 위에 교회를 세우리라’고 했는데

이때 게파는 사전에서 조약돌이란 뜻이지만 쿰란 사본을 보면 게파의 뜻이 ‘돌로 된 언덕’이라는 뜻입니다.

쿰란 문서를 통해 성경 구절의 뜻이 명확하게 됩니다.

” 그는 또 쿰란 사본을 통해 널리 알려진 바리새인과 사두개인 외에도 엣세네파 등 유다이즘의

다양한 종파를 알 수 있는 등 성경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퓌에쉬 교수는 예수의 가르침과 쿰란 사본 사이에는 같은 점과 차이점이 있다고 했다.

“가령 이혼 문제의 경우 쿰란 사본에 나타난 엣세네파는 한 명의 부인만 두고 이혼은 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는 예수의 가르침과 같습니다. 예수 당시 바리새인은 18명까지 부인을 둘 수 있다고 했습니다.

부활이란 관념은 다니엘서가 편찬될 때 새로 생긴 개념인데

엣세네파는 이 개념의 근본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고 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 그는 또 쿰란 문서는 예수 이전에 쓰여졌기 때문에 기독교 신앙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과거 인간 예수와 신적인 예수를 구분해 보는 견해가 있었지만 쿰란 문서의 연구를 통해

역사적 예수와 인간 예수를 결합해서 보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퓌에쉬 교수는 이어 성경이 성령의 힘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모두 하나님의 말씀이며,

일 점 일 획도 오류가 있을 수 없다는 견해에 대해

“성경을 자세히 살펴보면 한꺼번에 쓰인 게 아니고 시대가 흘러가면서 순차적으로 쓰인 게 분명하다.

성경에서 역사적 배경을 빼놓고는 해독이 안 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성경도 사람이 기록한 것이니 만큼 인간으로서 저지를 수 있는 실수가 있을 수 있다.

성경이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고 생각한다면 문제가 있다.

열린 마음으로 성경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성경을 읽을 때는 종교적 정신으로 마음을 열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고자 하는 말씀이 무엇인지 마음을 열고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또 “네 이웃을 사랑하라”와 같은 계명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 파리 소르본느대학에서 종교학 박사학위, 파리 카톨릭대학에서 신학박사학위를 받은 퓌에쉬 교수는

저명한 쿰란 전문가로 사해사본과 셈어, 금석학에 관해 여러 저서와 200편 이상의 논문을 썼으며,

현재 프랑스 국립학술원 책임연구원으로도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