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소녀 때 엄마의 기억을 떠올려 보라면 길을 갈 때 머리를 빗는 모습이 좀 주책맞아 보여  집에서 빗고 나오지 왜 길에서 저러실까 틱틱거리며 따라가던 일들이지 부끄러워하는 모습들은 전혀 기억에 없다.

그런데 엄마의 장례식 때 한결같이 목사님들의 설교는 나의 기억들이 거짓인양 아리송하게 만들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이야 우리들이 항상 뒷전이었으니 능히 믿음의 어머니였음을 인정하겠으나 한 여성으로서 평가할 때는 전혀 매력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엄마는 젊은 시절에 당신이 얼마나 예뻣으며 꾀꼬리 같은 고운 음성으로 성탄절 때마다 독창을 하였다고 자랑했지만 나의 반응은 언제나 '흥! 저 갈매기 같은 소리로 무척이나 잘하셨겠습니다. 저 주름 자자한 얼굴이 무척이나 예쁘셨겠습니다'라고 코웃음쳤다.

지금의 나의 나이 때였으니 코웃음 칠 만 하지만 그리할찌라도 '그래, 우리 엄마 참 예뻣겠어요'라고 맛장구를 쳐 줄 것을........,

이렇게 30년이 지난 지금 후회하니 나는 참 미련스럽다.

 

내가 아프면 병원가지 않고 기도하는 것은 엄마에게 쇠뇌(?)당해서다.

우리들이 아프면 끌어 안고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다 낫게 해 주실거라고 했었고 그래서 병원에 간 기억이 없다. 

한달 전 병원에 입원했을 때, 반은 치매노인이요 반은 코에 호스를 끼고 있는 환자들을 보며 "엄마, 저 할머니들처럼 엄마도 저렇게 돌아가실려우? 우리 엄마는 강대상 앞에 꿇어 앉아 기도하다가 돌아 가시면 좋겠는데....."

"그래, 나도 서전교회 개척했을 때 언제 우리 교회가 차고 넘치나 밤이면 밤마다 눈물로 기도하던 때가 그립다. 큰 교회 있으니 그렇게 간절하던 심령이 다 사라졌구나."

"엄마, 홍성가서 그 첫사랑을 회복하자."

그 다음 날로 교회가서 예배드리고 병원가지 않고 집으로 직행했다 소리를 듣고 무척 기뻣었고 홍성에 가서 기도의 제물이 될 것임을 확신했었는데 하나님이 허락지 않으심은 또 다른 오묘한 뜻이 있음을 믿어야겠지....., 

 

입관예배 때 디도서 2장 3~5절 말씀을 엄마를 추억하며 전하셨는데 깜짝 놀랬다.

엄마는 행실이 깨끗해서 거짓말을 모르고 진실했으며 항상 웃는 얼굴로 주일학생이든 구역식구든 주의 교훈으로 양육하기를 게을리하지 않았고 전도하는데 애를 썼으며 주의 종들에게 뭔가 부끄러워하는 소녀같은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분이었다고 하셨을 때 나는 속으로 '과연 그러했습니다'하고 아멘이 나왔다.

우리 엄마는 과연 그러한 분이셨다는 것을 립서비스가 아닌 진심이었음을 다 받아드렸으리라!